[아침햇살] 균형이 현대사회 양화적 질병 치유
에너지경제ekn@ekn.kr 2015.10.11 02:09:48
▲이운묵 시인·문화평론가
[아침햇살] 균형이 현대사회 양화적 질병 치유한다
현대 의학적 기술이 이제는 첨단 수준으로 최고의 경지를 달리고 있다. 그런데, 현대의학의 모든 이름을 다 빌려도 우리의 병든 몸을 완전히 치료하지 못하는 경우가 왕왕 있다. 그래서 이 병원, 저 병원 전전하다 끝내 포기하고 현대의학인 병원 치료를 결국 포기하고 혹시나 하는 심정으로 마지막 실오라기처럼 한방 요법으로 전환해 치료받는 경우가 더러 있다.
이런 치료법인 참 신묘하게도 상태가 호전되고 좋아져 건강을 정상적으로 되찾은 사람들에 성공 사례가 가끔 건강코너 방송에서도 보게 된다. 환자 입장에선 참 다행이 아닐 수 없다. 그렇다면 생존 가망성이 희박하고 절망적인 상태에서 병마를 물리치고 완치되게 된 근본적 원인은 뭐였을까? 또한 치료 방법에서 현대의학에 기댔던 희망을 접고 아무도 장담할 수 없는 다소 무모했던 한방 선택에 특별히 하늘이 준 행운이었을까? 그냥 운 좋게 결정한 탁월한 선택이었을까?
우리는 주변에서 현대의학인 양방(병원) 치료를 신뢰하지만 더러는 불치병으로 진단 받고 치료를 포기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그럴 때 마지막 희망을 걸어보는 것이 한방 치료에 대한 기대다. 물론 한방 치료가 양방 치료보다 우수하다는 논리는 아니다. 다만 한방 치료를 받고 효험을 본 환자들의 경험이 우리 주변에서 많이 볼 수 있다. 이런 경우에 한방을 구시대적 의학이라고 치부하고 말 것인가?
현대의학이 과학적이라고는 하지만 자연물의 하나인 인간의 몸도 과학만으로는 안 되는 것이 있게 마련이고 능사가 아님을 증명한다. 그렇다고 또한 한방의술이 비과학적이라는 것도 아니다. 다만 질병의 진단과 치료의 접근방식이 달랐던 양방의 치료방법에 비해 한방 치료가 질병의 진단과 치료방법의 접근 방식이 적중했기 때문이라는 생각이다.
이와 마찬가지로 우리 사회가 갖고 있는 양화적 질병을 치료하는데 꼭 양화가 아니면 안 된다는 고정관념이야말로 문제의 본질을 제대로 볼 수 없는 걸림돌과 같다. 현대사회가 고도로 다원화 되고 다변화 하는 관계의 작용 속에서 발생하는 갖가지 병폐가 만연하고 불치병이 되어 현대인의 삶과 행복을 위협하고 있는 것은 앞에서 언급된 바와 같이 잘못된 진단과 처방의 결과로서 빚어진 불균형과 부조화의 현상이다.
그런데 문제는 이 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인의 정신적인 의식과 인식의 차이 같다. "요즘 때가 어느 때인데 한방이 무슨 소용이냐"고 반문을 할 법도 하다. 그러나 동적(動的)인 문제에서 비롯된 원인의 해결은 정(靜)에 있다. 정적(靜的)인 문제에서 비롯된 원인의 해결은 동(動)에 있다고 보아야 한다.
가령 많이 움직여서 생긴 관절에 문제는 안정을 취하는 것이 기본이다. 사람의 인체에서 양화의 혈맥은 동맥(artery-output)이고, 음화의 혈맥은 정맥(vein-input)이다. 동맥이든, 정맥이든 관계의 작용이 멈추면 그것은 곧 사망이다. 이렇게 나오고 들어가는 인푸트와 아웃푸트의 순환적 작용에 문제가 없어야 한다. 그러면 인체의 모든 작용이 원활해진다.
이렇듯 양화의 문명이 동적이라면, 음화의 문명은 정적이다. 동의 기질은 능동적이고 공격적이지만 정의 기질은 보수적이고 방어적이다. 동에 기운은 양화의 고기압(+)이고 정에 기운은 음화의 저기압(-)이다. 지구상에 자연의 생명체들은 이 양화와 음화의 균형적 에너지가 일정한 순환질서와 조화의 작용에 의해서 그 아름다운 자연현상을 지속적으로 유지, 생성시키게 된다.
동양의 정신문화는 정적인 음화의 학문에 기초한다. 동양 학문에 최고 정점은 고전에서도 중용이 최고 자리에 있다. 이 중용의 학문이 이토록 위대하다. 그것을 알지 못하면 아무 소용이 없다. 동양문화는 전통적 범주를 벗어나 서구의 극단적 물질문명과 과학만능주의에 현혹되어 모두가 부강을 추구하는 데만 몰입하고 있다. 이는 양화의 지배적 쏠림현상의 한 원인이자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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