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기지교(斷機之敎)-➋
성공보다 더 중요한 교육의 목적은 ‘인문정신’
현대사회의 어머니들은 중요한 것을 잊고 있다. 그것은 바로 ‘사람을 알고’, ‘사람을 사랑’할 줄 알게 교육하는 일이다. 그런 학문이 바로 인문학의 ‘인문정신’이다. 그 인문정신은 ‘사람과 사람’의 관계에서 끝없이 주고받는 수수작용(授受作用)이다. 마치 식물이 공기 중에서 섭취한 이산화탄소와 뿌리에서 흡수한 물로 엽록체 안에서 탄수화물을 만드는 탄소동화작용과 같다. 이 에너지가 충만하여 사람과 사람의 관계에서 차고 넘치면 그 어떤 일도 능히 해낼 수 있고 성공한 인생이 될 수 있다.
자신의 머리와 힘만 믿고 교만하여 사람알기를 외면하고 자기 밖에 모르는 이기주의자가 된다면 그것은 결코 성공한 교육, 성공한 삶이 아니다. 세상에 나 혼자 절로 이루어진 성공은 없다. 내가 성공하도록 나를 도운 ‘누군가’가 바로 열등의 다수라고 생각해본 적이 있는가. 열등의 다수가 있었기에 바로 1등인 내가 존재할 수 있다.
이렇듯 교육의 목적은 ‘인문정신’ 배양에 있음을 부정할 수가 없다. 그것은 내가 다른 사람들과 함께 세상을 살아감에 있어 난관을 극복하는 지혜와 통찰의 힘이다. 인문(人文)에 사전적 의미는 ‘인류의 문화’를 통칭하는 의미이다. 그것은 ‘인간의 삶’ 그 자체에 대한 의미이다. 인간 내면의 본질성과 인간이 이룩한 문명성의 결합이 인문학이다. 그 결합이 어떠한 조화를 이루고 어떻게 진보, 진화하느냐에 따라서 문명․문화의 창달을 이루고 균형과 조화의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과정이다.
이러한 인문은 사람과 사람과의 만남에서 시작된다. 내가 이 낯선 세상에 태어나서 이루어지는 그 첫 번째의 만남은 날 낳아준 부모와의 만남이다. 두 번째는 가족과의 만남이다. 세 번째는 세상과의 만남이다. 세상과의 만남에서는 타인과의 만남뿐만이 아니라 세상 만물과의 만남이 함께 이루어진다. 그런 만남들이 사람을 키우고 사람을 알게 하고 사람을 사람답게 만든다.
중용 제1장 첫머리의 말씀이다. ‘천명지위성, 솔성지위도, 수도지위교(天命之謂性, 率性之謂道, 修道之謂敎)’ 이 말씀의 직역은 ‘하늘로부터 받은 생명이 성(性)이고, 그 성(性)에 따라 살아가는 것이 사람의 길(道)이고, 그 길(道)에 부합하도록 가르치는 것을 교(敎)라 한다.’이다. 여기에서 도(道)는 인간의 삶 그 자체를 의미하는 것으로서 사람이 사람답게 행할 수 있는 밀접한 관계이다. 또 사람으로서 마땅히 행해야 하는 이치이다.
이에 송대의 유학자 주희(朱熹)는 “도는 일상생활에서 마땅히 행해야 할 도리이고 이는 성(性) 속에 있는 덕(德=理致)으로 심(心)에 갖추어져 있는 것(日用事物當行之理, 皆性之德而具於心)”이라 하였다. 이것은 즉 한마디로 ‘인간다움’이다. 그렇다면 인간답지 못한 삶은 도(道)라 할 수가 없다. 따라서 인간답게 살 삶의 근본적 가치와 목적은 교육에 있다. 모든 사람은 도(道)에 부합하도록 살아야하고 그렇게 살기 위해서는 인문정신에 부합된 교육이어야 한다.
서양속담에 “매를 아끼면 아이를 버린다.(Spare thee rod and spoil the child.)”는 속담이 있다. 또 “훌륭한 어머니는 백 명의 선생과 맞먹는다.(One good mother is worth a hundred school teachers.)”라고도 했다. 이것을 보면 채벌이 나쁘다거나 하지 말라는 것은 아니다.
동서양 어느 나라를 막론하고 자녀교육문제에 관한한 교육에 본질과 방향도 거의 비슷하다. 일등만을 위한 교육은 지양되고 사람의 관계에서 사람을 이해하고 배려하는 인문학적교육에 더 큰 교육의 목적과 가치를 두어야 하지 않을까?
신용산신문
'신용산신문'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이운묵의 벌가벌가] 행자상지 위자상성(行者常至 爲者常成) (0) | 2016.09.25 |
---|---|
[이운묵의 벌가벌가] 큰 인물은 늦게 이루어진다. (0) | 2016.09.05 |
[이운묵의 벌가벌가] 짜던 베를 끊어버리고 훈계하다. (0) | 2016.08.25 |
[이운묵의 벌가벌가]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는 것은 두려움을 모르는 탐욕-2 (0) | 2016.07.28 |
[이운묵의 벌가벌가] 많으면 많을수록 불안전하고 과도하면 과도할수록 위태롭다-1 (0) | 2016.07.2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