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국위민을 위한 새 국회, 새 정치
논설위원 이운묵
우여곡절 끝에 치열했던 4. 13 총선이 끝났다. 그리고 각 정당, 각 후보들의 당락과 더불어 희비도 막을 내렸다. 사실 19대 국회의 무능, 무소신, 무책임을 떠 올리면 이번 총선도 별로 투표하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어쩌랴. 투표마저도 포기하면 우린 영영 희망을 포기하는 거였다.
또 그들은 “국민의 도리가 어쩌고~, 책임이 어쩌고~”할 꺼다. 자기네들은 책임을 다하지 않았으면서도 그럴 땐 모든 책임을 국민에게 돌릴 것이 뻔하다. 정치에 궁극적 목적은 열심히 사는 국민을 행복하게 하는데 있다. 하지만 그들이 보여준 정치행태는 정치가 아니었다. 때문에 국민은 별로 행복하지 못했다. 그래서 국민들은 그대들을 향해 제발 정신 좀 차리고 똑바로 하라고 뼈아픈 회초리를 들고 매운 심판을 했다.
이번 총선과정도 점수는 매우 불량한 낙제 수준이다. 정책실종은 물론 선거구 획정과 공천의 불공정성 그리고 미검증의 공약남발 같은 것들이 국민적 희망의 불확실성과 혼란을 키웠다. 또 여야의 공약들을 보면 기초연금 확대 인상, 농업 직불금, 사병급여 인상과 예비군훈련수당 인상, 대학등록금 부담 완화, 청년고용할당제, 기업성과공유제, 중소기업사회복무제, 무역이득공유제, 납품단가연동제, 청년구직수당지급, 남성육아휴직의무화, 양적완화 위한 한은법 개정 등등이 겉으로 보기엔 그럴싸하지만 이런 공약들이 실현가능한 공약일까? 란 질문엔 매우 불확실성적 악성공약들이다.
정치에 있어서 공약이 많다고 좋은 것은 아니다. 중요한 것은 얼마나 ‘부작용 없이 실현가능’한 공약인가이다. 그리고 국민행복에 얼마나 부합한가이다. 실현 불가능한 공약은 그냥 공약(空約)일 뿐이다. 또 법도 마찬가지다. 지킬 수 없는 법이나, 지켜지지 않는 법은 법으로서의 가치가 없는, 불편만 초래하는 공법(空法) 또는 악법(惡法)에 불과하다.
그렇다면 이번 총선에서 이기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내건 악성공약들을 각 정당과 당선자들은 어떻게 실현시킬 것인가를 곰곰이 따져보고, 생각해야 한다. 이제 승리에만 몰두하다 잠시 잃었던 정치의 근본과 중심을 다시 바르게 찾아 세워야 한다. 이젠 정치인의 본분이 무엇인지, 정치의 도리가 무엇인지 다시 생각해봐야 한다. 혹여 설익힌 잘못된 공약이 없는지 곰곰이 따져보아야 한다. 공약은 국가와 국민을 상대로 한 연습 게임이 아니다. 자칫 자신의 아집이나, 편견, 편향적 시각에 고착화로 인해 국가적 위기와 난국을 초래할 수도 있다.
다시 말해 ‘공약은 무조건 지켜야 한다.’가 아니라 다시 점검하고 따져봐서 정치의 도리에 부합된 것이 아닌 잘못된 공약(空約)은 시행착오를 인정하고 과감히 버리는 용기가 필요하다. 그리고 원인을 제대로 파악하고, 새로운 진단과 처방을 재수립하는 것이 위국위민을 위한 올바른 정치인의 자세이다. 자신의 공약에 오류를 알고서도 국민을 속이고 무리하게 추진하거나 편법을 동원하는 것은 반국가적 행위로 나라의 발전과 부흥을 가로막는 일이다.
국회의원은 개개인이 입법기관의 주체로서 존중받아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법을 만들 때 당리당략이나 포퓰리즘에 휩싸이고 편승해서도 안 된다. 오로지 국가의 발전과 국민에게 희망이 무엇인지, 행복이 무엇인지를 생각해야 한다. 진실로 국가와 국민들에게 어떻게 보답할 것인지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수신하는 자세가 중요하다. 그리고 군자의 도리로 치국의 길을 소신 있게 뚜벅뚜벅 가야한다. 그러한 실천이 법을 만드는 법치주의와 의회주의 정신에 부합하는 첫걸음이다.
그 때에 비로소 이 나라, 이 국민을 위해서 뭘, 어떻게 했는지 당당하게 ‘위국위민’을 외칠 수 있지 않을까?
신용산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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