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만성(大器晩成)-➌
빨리 오르고 빨리 도착하는 것이 인생의 목표가 아니다
우린 무슨 일을 계획하고 꾸밀 때 가끔은 크고 작은 시행착오를 겪는다. 그 때마다 우린 실패와 절망의 고난 속에서도 다시 목표를 이루기 위해 돈키호테의 저자 세르반테스가 한 말 ‘로마는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았다.’라는 명언을 상기하면서 굳은 희망을 다지게 된다. 이는 재 전진을 위한 위로와 각오와 다짐이다.
고대 역사에서 로마 문명을 거론하지 않고는 말이 되지 않는다. 로마는 정치·경제·군사적으로 고대 서구사회를 지배했던 화려한 역사의 주인공답게 작은 도시에서 시작하여 이탈리아 반도 그리고 지중해 전체를 지배했던 고대 서양 최대의 제국이었다. 로마는 가톨릭교회의 정신적·물질적 중심지로서 영원히 지워지지 않을 발자취를 간직하고 있다. 로마는 인류의 예술 및 지성사에 커다란 금자탑을 쌓아올린 화려한 인류문명의 도시였다.
현재 이탈리아 공화국의 수도인 로마는 1,000년 이상 유럽의 모든 문명에 결정적인 영향을 주었다. 중세 말기에 이르러 제국의 영토 축소, 경제의 마비, 정치·군사의 무력 등으로 인해 세계를 지배하는 초 강대 세력으로서의 힘을 잃었지만 입법·교육·건축 분야에 독보적인 문명의 도시를 건설함으로써 전 유럽에 눈부신 문명의 빛을 발했다. 또 그리스도교를 확산시킨 종교의 메카로서 영광을 누렸고 다시 부와 국력을 되찾아 지혜와 아름다운 문화예술의 세계적도시가 되었다.
이렇게 로마가 대제국이 되기까지는 수많은 노력과 인내의 시간이 걸렸음을 보여주고 있다. 이렇게 화려하고 아름다운 문화와 문명의 건설이 하루아침에 이루지지 않았음은 당연한 논리이다. 그처럼 로마대제국은 ‘천천히 흐르는 시간의 균형과 조화’의 중심에서 중심을 잃지 않고 진정 하나가 되었다. 때문에 오늘날 전 세계인들에 입에서 끝없이 회자되고 있는 것이다.
은행나무는 다른 수종에 비해 성장속도가 늦다. 하지만 천천히 자라는 만큼 평균수명은 이천 년이 넘고 고생대부터 이어져 온 생명력으로 나무들 중엔 살아있는 화석으로 불리기도 한다. 조금 느리다고 걱정할 필요가 없다. 우리 전래동화에 나오는 ‘토끼와 거북이’를 보자. 느린 것이 빠른 것을 따라잡고 이기지 않았는가.
그런데 이제는 시대가 변해서 뒤처지면 따라잡을 수 없다. 그래서 남보다 한발자국이라도 먼저 더 멀리 앞으로 나가지 않으면 위기의식을 느끼고 불안해한다. 그러나 우리 인생의 목표는 ‘누가 얼마나 목표에 빨리 도착하느냐가 아니다. 누가 얼마나 멀리 오래오래 가느냐.’가 우리의 삶에 궁극적 목표라고 해야 옳다. 누구든 목적지에 빨리 도달하면 빨리 도달한 만큼 시간의 흐름에 방해를 했거나 역행한 것이기 때문에 시간의 속도와 자신을 일치시키는 데는 실패한 것이다. 자신의 체력소모 안배에도 실패한 것이다.
일시적으로 1단계 목표는 달성을 했을지는 모르지만 2단계, 3단계 레이스에서도 안정적으로 체력을 유지하고 1단계처럼 승리를 보장할 수는 없다. 또 1단계, 2단계, 3단계 목표에 올랐다 하더라도 빨리 오른 것만큼은 빨리 내려와야 하는 것이 세상의 이치이다. 그러니 오를 때의 마음과 내려갈 때의 마음이 반비례하는 것도 어쩔 수 없는 시간의 룰이다. 어쨌든 우리 인생의 목표는 어떤 길로 어떻게 달려가든 간에 반드시 그 목표는 빨리 오르고 빨리 도착하는 것이 아니라 오래오래 멀리 가는 것이 궁극적 목표가 되어야 한다. 그것이 우리 인간의 삶에 궁극적 미래의 희망이요, 행복의 가치이다. ‘대기만성’이란 바로 이런 것이 아닐까?
신용산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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