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수불반분(覆水不返盆)
깨진 물동이를 복원하고 엎질러진 물을 다시 채워야-➋
예나 지금이나 그 배고픔 앞에서는 이성을 제대로 차리기가 어렵다. 그 누구인들 불평불만하지 않을 수 있었겠는가? 그래도 훗날 마(馬)씨 부인은 한때 잘못 된 일을 참회했다. 또한 창피함을 무릅쓰고 다시 돌아와 용서를 간청한 것은 그 어떤 단죄를 감수하고라도 진정으로 용서받기 위한 대단히 용기 있는 처신이다. 물론 용서를 받을 것이라는 확신도 없었다. 그럼에도 다시 돌아온 것은 본래 강태공의 아내자리로 돌아오려 했다기보다 한순간 잘못된 행동의 단죄를 청하기 위함이 아닐까? 그렇게 본다면 어찌 아름답고 참다운 용기라 아니할 수 있으랴.
요즘 시대도 그때와 별반 다를 바 없다. 오히려 재화의 풍요로움 속에서도 현대의 사회적 윤리와 도덕의 정신은 그 기능을 잃고 크게 실종되었다. 해를 거듭할수록 늘어만 가는 이혼율은 그때처럼 못 입고, 못 먹어서가 아니라 더 잘 입고, 더 잘 먹고, 더 잘 살기 위해서다. 그것은 헛된 욕망에 사로잡힌 탐욕이다. 또한 그 원인도 매우 다양한 각양각색의 추세이다. 그것은 다원화 되고 다변화 하는 새로운 문화 속에서 추구하는 다양성과 가치관의 혼돈이 빚는 현상이다.
어쨌든 가정이란? 사회집단의 기초단위다. 좁은 의미의 개념은 주로 가족이 살아가는 공간적 장소를 가리키지만, 넓은 의미의 가정은 인간관계에 초점이 주어지는 가족(family)이고, 생활과 거주 장소에 초점이 주어지는 집(house)이고, 공동의 소득에 근거한 생산 소비 활동의 단위인 가계(house hold)이고, 의식주를 비롯한 일련의 가족자원 관리활동을 모두 포함하는 개념이다.
다시 말해, 가정은 가족이 안주할 수 있는 장소를 가리키는 것이며 오직 물질적인 환경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가족구성원들이 건전하게 성장·발달할 수 있도록 기본적인 생존욕구를 충족시키고, 안식과 애정을 제공하는 보금자리이다. 가정의 핵심은 가족구성원이며 가정의 목표는 가족구성원의 행복추구의 궁극적 지향이다.
중용 제15장의 말씀이다. ‘시왈, 처자호합, 여고슬금. 형제기흡, 화락차탐. 의이실가, 낙이처노!(詩曰, 妻子好合, 如鼓瑟琴. 兄弟旣翕, 和樂且耽. 宜爾室家, 樂爾妻帤!)’ 이 말씀은 ‘시경에 이르기를 처자식의 화목함이 마치 거문고와 비파의 조화롭고 아름다운 소리 같네. 형제들이 이미 의기투합하고 또 즐겁기만 하네. 마땅히 집안 식구들이 모여 한 가족을 이루니 늘 처자식이 즐겁네.’라는 말씀이다. 이것은 가정의 소중함을 일깨우시는 말씀이다. 그렇다면 가정에 중심을 잡아야하고 그 중심은 부부가 협력하여 잡아야한다.
가정 내 기능으로는 성(性)과 생식, 양육 및 교육, 보호, 휴식, 생산과 소비, 오락, 종교와 같이 다양한 기능이 있다. 사회적 기능으로는 합법적인 성적(性的) 통제, 생식을 통한 사회의 유지·존속, 노동력의 제공과 소비활동을 통한 경제적 기능, 자녀의 성공적 사회화를 통한 사회적 요소의 적합한 구성 등의 기능이 있다.
따라서 가정은 개개인의 사생활을 보호받는 터전인 동시에 한 사회를 유지·존속시키는 최소의 공동체단위로서 개인과 사회를 연결시키는 중간 고리의 매개체이다. 이처럼 가정에 역할과 그 구성원의 중심잡기는 우리의 삶에 한없는 뿌리요 근본이다. 어쩌다 물동이를 깨트리고, 물을 엎질렀다면 우린 다시 물을 채우고 깨진 물동이를 복원하는 노력을 해야 한다.
그것이 ‘복수유반분(覆水有返盆)의 진정한 정신이다. 강태공의 부인 마씨처럼 진정으로 잘못된 것을 반성하고 뉘우치는 자성이 있을 때 인간성의 회복이 가능하지 않을까?
신용산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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